장璋, 기琦와 명희를 데리고 영화관인 중앙관에 가서 발성영화(talkie)를 보았다. 영화 속에세 배우들이 실제로 말하는 것을 들으니 놀라웠다. (『윤치호일기』, 19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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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도 그만하면 살아났고, 병화가 풍을 치고 하는 꼴이 피혁을 찾아간 모양이니 집에는 갈 필요 없고 …… 오래간만에 활동사진이나 잠깐 들여다볼까 하는 생각을 하며 황금정 전찻길에서 중앙관으로 곱들었다.
"안녕합쇼? 구경 가십니까?"
9시가 치는 것을 보고 경애는 활동사진관에서 나와 자동차에 올라앉았다. 지금 만난 운전사 생각이 나서 이렇게 결심을 하자 엉덩이가 들먹거렸으나 이왕이면 한바탕 어우러지게 노는 판에 끌어내는 게 좋겠다 하고 시간을 보내고 더 앉았었다.'자동차를 타고 가서 데려내올까.' 바커스에서 손님이 청하면 늘 불러대는 데다. 경애도 여러 번 다서 잘 안다. 경애는 알은체해주고 구경을 들어갔다. 들어가 앉아서도 머리에는 안동 생각이 떠나지를 않으나 쫓아가지는 아무래도 싫다. 호텔에서 자기에게 사람을 보내듯이 인력거나 보내서 오나 안 오나 구경이나 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으나 인력거꾼들 입으로만 가르쳐주어서는 집을 찾을 것 같지 않다. 더구나 여기는 그런 사람 없다고 잡아떼어버리거나 하면 공연한 헛수고만 팔 것이다. 무심코 지나려니까 누가 인사를 건다. 활동사진관 못미처 자동차부 앞에 섰던 운전사다.
(염상섭, 『삼대』,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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