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 삼대 (8)] 영추문
상훈은 이때까지 돌아오지 않는 덕기와 길에서 마주칠까보아 [화동 집에서] 삼청동으로 빠져서 영추문 앞 넓은 길로 길을 잡아 들었다...."집으로 바로 갈 텐가?"영추문 앞까지 나와서 상훈은 비로소 입을 벌렸다."예... 한데 선생님께 조금 말씀할 게 있는데요."경애는 망설이다가 결단을 하고 이렇게 대답을 하였다.[..]"왜 무슨 일이 있어?..."경애의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올지 공연히 애가 쓰이면서 또다시 물었다."글쎄, 학교를 어떻게 할지요... 다른 데로 주선해주실 수 없을지요?"삼각산에서 내리지르는 저녁 바람이 영추문 문루의 처마끝에서 꺾이어서 경애의 말을 휩쓸고 날아간다. 두 사람은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왜 별안간 그런 생각이 든 거람?..."물론 그 심중을 못 살피는 것이 아니나 이런 소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