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 삼대 (7)] 경기도청
덕기가 산해진에를 와보니 문이 첩첩이 닫히었다. 그렇지 않아도 그럴 염려가 없지 않았지마는, 병화마저 잡혀간 것 같아서 슬며시 낙심이 되었다. 이 밤 안으로 자기에게도 형사가 달려들지 모르겠다는 겁도 난다. 하는 수 없이 돌쳐서려니까, 마침 필순의 모친이 컴컴한 데서 걸어온다. "누구세요? 밤에 어떻게 나오셨에요?"하고 반색을 하며 소리를 친다. "아, 따님이 들어갔대죠? 얼마나 애가 씌시겠나요." "큰일났에요. 지금 김 선생두 데려갔는데, 집이 비니까 하는 수 없이 날더러 경기도청 앞에서 만나자고 병원으로 전화가 왔기에 가보니 열쇠와 돈을 맡기구 그만 끌려들어가시겠죠. 이거 어떻게 되려는 셈인지 사는 것 같지가 않구..." 고생에 찌들어 퍽 암팡지게 생긴 이 부인도 울상이다. (염상섭, 『삼대』,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