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제일이지'
"왜? 어디가 불편하셔요?" "아니오." "무슨 걱정이 있는 것 같구려. 에그, 그 학교에서 나오시오그려. 밤낮 소동만 일어나고. 소동이 일어날 때마다 늘 심로를 하시면서 무엇하러 거기 계세요?" 하고 [노파는] 건넌방 그늘진 마루에 앉아 담배를 피운다. 형식은 한참이나 화를 못 이기는 듯이 함부로 부채질을 하더니, "그까짓 학교 일 같은 것은 심상하외다. 걱정도 아니합니다." "그러면 또 무슨 일이 있어요? 무슨 다른 일이?" 형식은 벌떡 누워 다리를 버둥버둥하면서 혼자말 모양으로, "암만해도 돈이 있어야겠어요." "호호호, 이제야 아시는가 보구려. 아 이 세상이 돈 세상이랍니다. 나 같은 것도 돈이 있으면 이렇게 고생도 아니하련마는……." "그만한 고생은 낙이외다." "에그, 남이란 저렇것다. 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