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 - 해방전후] 한청빌딩
현은 서울 정황에 불쾌하였다. 총독부와 일본군대가 여전히 조선민족을 명령하고 앉았다는 것과 해외에서 임시정부가 오늘 아침에 들어왔다, 혹은 오늘 저녁에 들어온다, 하는 이때 그 새를 못 참아 건국建國에 독단적인 계획들을 발전시키며 있는 것과 문화면에 있어서도, 현 자신은 그의 꿈인가 생시인가도 구별되지 않는 이 현혹한 찰라에, 또 문화인들의 대부분이 아직 지방으로부터 모이기도 전에 무슨 이권이나처럼 재빨리 간판부터 내걸고 서두르는 것들이 도시 불순하고 경박해 보였던 것이다. 현이 더욱 걱정되는 것은 벌써부터 기치를 올리고 부서를 싸고 덤비는 축들이 전날 좌익작가들의 대부분임을 알게 될 때, 문단 그 사회보다도, 나라 전체에 좌익이 발호할 수 있는 때와 좌익이 제 멋대로 발호하는 날은, 민족상쟁 자멸의 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