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신 나는 M신문사 앞에까지 이르러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곳에 잠깐 우두커니 서서 '누구를 만나 보고 갈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 즉시 그 곳 수부受附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면회인 명부面會人名簿를 생각하고 나는 그 돌층계를 올라가기를 단념하여 버렸다. '수부에서' 청하는 대로 그 명부 위에다 바보같이 '만나 보려는 이'의 이름과 '나의 주소'와 또 '나의 이름'을 적을 용기가 나에게는 결핍되었던 까닭이다. 나는 그 앞을 떠나 신문 게시판 앞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어제까지 이틀째 R씨의 글이 휴재休載되었던 것을 기억에서 찾아내고 학예면을 더듬어 보았다. 그러나 R씨의 글은 역시 오늘도 실려 있지 않았다. 나는 보도 위를 다시 걸어가며, 먼저 받아 썼던 약간의 원고료로 말미암아, 신문사의 요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