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곡천정
구보는 전차를 내려 장곡천정으로 향한다. 생각에 피로한 그는 이제 마땅히 다방에 들러 한 잔의 홍차를 즐겨야 할 것이다.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 ** [...] 나는 그러한 속에서 나의 소설을 계속할 수 없는 것을 갑자기 느끼고 그 미완성한 원고를 책보에 싸서 그것을 노마에게 맡기고, 그리고 도망질치듯이 그 다방을 나와, 장곡천정을 부청(府廳) 쪽으로 향하여 터덜터덜 걸어갔다. (박태원, '피로', 1933) 장곡천정에 오는 눈 찻집 미모사의 지붕 우에 호텔의 풍속계 우에 기울어진 포스트 우에 눈이 내린 물결치는 지붕지붕 우의 한 끝에 들리는 먼─ 소음의 조수潮水 잠들은 뒤 물기낀 기적汽笛만 이따금 들려오고 그 우에 낡은 필름 같은 눈이 내린다 * 이 길을 자꾸 가면 옛날로나 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