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
부인은 어머니가 딸을 보는 듯한 눈으로 빙그레 웃으면서 영채를 보더니 팔로 영채의 허리를 안으며, "자 갑시다. 가서 점심이나 먹읍시다."아까 오던 모양으로 영채의 자리에 돌아왔다. 영채는 그제야 겨우,"감사합니다" 하였다. 부인은 앉으려 하다가 다시 자기의 자리로 가서 그 소년과 무슨 말을 하더니 가방 속에서 네모난 종잇갑을 내어들고 와서 영채의 맞은편 걸상에 앉으며,"이것 좀 잡수셔요" 하고 그 종잇갑의 뚜께를 연다. 영채는 그것이 무엇인지를 몰랐다. 구멍이 숭숭한 떡 두 조각 사이에 엷은 날고기를 끼인 것이다. 영채는 무엇이냐고 묻기도 어려워서 가만히 앉았다. 부인은 슬쩍 영채의 눈을 보더니, 속으로 '네가 이것을 모르는구나' 하면서 영채에게 먹기를 권하며,"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자기 먼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