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나의 사진이라도 보신 일이 있으신 분은 아시려니와 나는 나의 머리를 다른 이들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다스리고 있다.
뒤로 넘긴다거나, 가운데로나 모으로나 가름자를 타서 옆으로 갈른다거나 그러지 않고, 이마 위에다 간즈런히 추려 가지고 한일자로 짜른 머리.... (중략)
머리에 대한 나의 악취미는 물론 단순한 악취미에서 출발된 것이 결코 아니다. 참말 까닭을 찾자면 나의 머리 터럭이 인력으로는 어찌할 도리가 없게 억세다는 것과 내 천성이 스스로는 구제할 도리가 없게 게으르다는 것에 있다.
내가 중학을 나와 이제는 누구 꺼리지 않고 머리를 기를 수 있었을 때, 마음속으로 은근히 원하기는, 빗질도 않고 기름도 안 바른 제멋대로 슬쩍 뒤로 넘긴 머리 모양이었다.
그러나 정작 기르고 보니 나의 머리는 그렇게 고본고분하게 나의 생각대로 '슬쩍 뒤로' 넘어가거나 그래 주지를 않았다.... 내 머리터럭은 그저 제멋대로 위로 뻗혔다.
나는 하는 수 없이 빗과 기름을 가지고 그저 이것들을 다스리러 들었다. 그러나 약간량의 포마드쯤이 능히 나의 흥분할 대로 흥분한 머리털을 위무할 도리는 없는 것이다. 그래, 나는 취침 전에 반드시 머리를 졸라매고서 잤다.
그러나 모자나 양복에 언제나 한번 솔질을 한 일이 없고 구두조차 제 손으로 약칠을 하여 본 것은 이제까지 도무지 몇 번이안 되는 그러한 나로서, 머리만을 언제까지든 그렇게 마음을 수고로웁게 하여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이다.
며칠 가지 아니하여 나는 그만 머리에 기름치할 것과 빗질할 것을 단념하여 버렸다. 가장 무난한 해결법은 도루 빡빡 깎아 버리는 것이겠으나 까까머리라는 것은 참말 나의 취미에는 맞지 않는다. 그래 길게 기른 머리를 그대로 두어 두자니 눈을 가리고 코를 덮고 그렇다고 쓰다듬어 올리자니 제각기 하늘을 기리키고.... 그래 마침내 생각해낸 것이, 이것들을 이마 위에다 간즈런히 추려 가지고 한 일자로 짜르는 방법이었다.
그것이 내가 동경서 돌아오기 조금 전의 일이니까, 십년이 가까운 노릇이다....(중략)
그의 성미나 마찬가지로 나의 머리가 그처럼 고집 센 것은 슬픈 일이다. 그러나 또한 어찌할 도리가 없다. 나이 삼십이 넘었으니, 그만 머리를 고치라고 말하는 이도 있으나, 그것이 나의 악취미에서 나온 일이 아니니, 이제 달리 묘방이라도 생기기 전에는 얼마 동안 이대로 지내는 밖에 별 수가 없는 것이다. (박태원, '여백을 잡담', 『박문』, 1939.3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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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7, 8년 전 소화 7, 8년경 조선문단에는 기괴한 실로 기기괴괴한 '갑바'河童 머리에 너부죽한 이마를 앨 써 좁히고 시커먼 각테 안경에 탈모주의로 해괴하게도 거리를 횡보하는… 이른바 최첨단(?)을 걷는 문학의 청년사도가 한 사람 나타났다." (월탄 박종화, 『박문』,1939. 3)
일본의 전설상의 동물. 거의 일본 전국에서 전승되며 그 통칭도 , 형상도 각지방에 의해 다르다. 일반적으로 강가에 살며, 머리에 접시가 있는 것이 많다. 접시는 언제나 물이 고여있으며 그 물이 마르거나, 접시가 갈라지면 죽는다고 한다. 그 밖에 , 입은 짧은 주둥이, 등에는 거북이와 같은 등껍데기 , 손발에는 물갈퀴가 있다.캇파는 나쁜 일은 하지 않는 생물로서 그려지는 경우도 있지만 , 대게는 물가를 우연히 지나가거나 헤엄치거나 하고 있는 사람을 수중으로 끌어들인다고 한다. 물고기나 약의 제법을 보은으로서 제공하는 민화도 많이 존재한다. 현재의 일본에서는 가끔씩 목격담이 있어 , 일본을 대표하는 미확인 생물과도 말할 수 있다. (출처: http://blog.naver.com/buste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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