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 심청] 깍정이들
거반 오정이나 바라보도록 요때기를 들쓰고 누웠던 그는 불현듯 몸을 일으키어 가지고 대문 밖으로 나섰다. 매캐한 방구석에서 혼자 볶을 만치 볶다가 열벙거지가 벌컥 오르면 종로로 튀어나오는 것이 그의 버릇이었다. 그러나 종로가 항상 마음에 들어서 그가 거니느냐 하면 그런것도 아니다. 버릇이 시키는 노릇이라 울분할 때면 마지못하야 건성 싸다닐뿐 실상은 시끄럽고 더럽고 해서 아무 애착도 없었다. 말하자면 그의 심청[심술]이 별난 것이었다. 팔팔한 젊은친구가 할 일은 없고 그날그날을 번민으로만 지내곤하니까 나중에는 베짱이 돌아앉고 따라 심청이 곱지 못하였다. 그는 자기의 불평을 남의 얼굴에다 침 뱉듯 뱉아붙이기가 일수요 건듯하면 남의 비위를 긁어놓기로 한 일을 삼는다. 그게 생각하면 좀 잗달으나 무딘 그 생활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