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 삼대 (5)] 의전병원/광화문/중학천
의사가 의전병원에 있었던 관계로 전화로 당직인 친구를 불러내가지고 당장 입원을 시키고 밤을 도와 수술을 하게 되었다. 약관 조덕기의 한마디 말이지마는 친석지가 된 조덕기의 소개다! 범연할 리가 없다. .... 아침 한 차례 판 후에 경애가 틈을 타서 집과 바커스에 다녀오기를 기다려 필순은 병원으로 뛰어가 모친과 교대를 하였다. 그때까지 병화는 경찰서에서 나오지 않았다. 필순은 병상 앞에서 지키고 앉았다가 부친이 잠이 혼곤히 드는 것을 보고, 가만히 나와서 유리창 밖으로 길거리를 내다보고 섰었다. 마주 보이는 것은 개천을 새에 두고 부연 벌판에 우뚝 선 옮겨온 광화문이다. 날이 종일 흐릿하여 고단하고 까부러지는 필순의 마음은 한층 더 무거웠다. 무슨 연들을 개천 속에서 날리는지 두 패 세가 조무래기들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