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 - 청춘무성 (1)] 명치좌
원선생은 생후 처음으로 술값을 지불하여 본다. 더욱이 맥주 두 병과 오징어 한 접시에 자기의 사오일 동안의 생활비가 달아난다는 것은 이것도 처음 당해보는 현실감의 하나이기도 하였다. '득주의 말대로 현실에서의 원치원의 생활체生活體란 너무 빈약한 것이로구나' 원선생은 명치좌 앞 큰길로 나섰다. 도회지의 하늘이나 목장에서처럼 푸르다. 어디선가 프로펠라 소리가 우렁차게, 경쾌스럽게 울려온다. 명치좌 앞에 줄을 지어 섰는 사람들이 일시에 하늘을 본다. 원선생도 쳐다본다. 기체는 보이지 않는데 어느새 프로펠라 소리는 먼데로 사라진다. '날으는 강철 !' 원선생은 마음속에 중얼거린다. '청춘은 인생의 강철! 날으자 날으자 녹슬기 전에……' 허턱 본정으로 올라온다. [...] 이들은 다시 명치좌로 몰리었다. 사진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