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소와 욕실
경성역─앗다. 그리 쫏겨 나가듯 급하게 나가지 말고 정거장 속을 구경 좀 하여요. [...] 지하층에 기차 발착장發着場과 식당과 사무실이 있고 또 화양和洋 요리점이 있고 창고가 있고 그러고 일층에는 대합실 귀빈실 무료변소無料便所유료변소有料便所가 있고 2층 우에는 사무실과 대소 식당이 또 있어서 제일 비싼 서양요리를 주머니 큰 손님에만 대접한다네. "유료변소란 무언가." 흥 그러게 서울이 고맙다지. 자네도 대변이 급한 때 2등 대합실 변소나 3등 대합실 변소라도 가보아서 만원滿員이 되었거든 유료변소로 가요. [...] 깨끗이 꾸민 변소인데 돈 3전만 내면 들어가 눈다네. ('2일 동안에 서울 구경 골고로 하는 법', 『별건곤』, 1929.9.) ** 가령, 수건과 비누를 들고 목욕탕을 나서다가 무슨 생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