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고개 - 불야성의 거리
형식은 다시 일어나 방 안으로 왔다갔다 거닐다가 뒤숭숭한 생각을 없이하노라고 학도들이 부르는 창가를 읊조리며 마당에 나왔다. 아까 소낙비 지나간 자취도 없이, 하늘은 새말갛게 맑고 물 먹은 별이 졸리는 듯이 반작반작한다. 남쪽이 훤한 것은 진고개의 전등빛이라 하였다. (이광수, 『무정』, 1917) ** 본정 어귀의 휘황한 전등빛, 이 빛이 내 눈을 쏘자 나는 저도 모르게 허둥지둥 일어나서 지금 막 출발하려는 버스에서 내렸다. 술과 계집과 재즈와 웃음이 있는 곳, 카페가 갑자기 그리워진 까닭이다. (박태원, '적멸', 1930) ** 덕기는 전깃불이 들어오기 전에 [총독부]도서관에서 나와서 어디 가 차나 먹을까 하고 진고개로 향하였다. 병화 생각도 나기는 하였지만 병화를 끌면 또 술을 먹게 되고 게다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