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수차撒水車
"올에, 이, 가물려나, 웬일이야?" "네, 이거 비 안 와 큰일입니다." 이것은 요즈음에 이르러 만나는 사람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주고받는 인사였다. 그러나 하늘은 우리 점룡이라든 그러한 사람 좋은 일 하려는지 좀처럼 비를 내리지 않았다. 한나절 거리에는 그늘이란 없었고, 사람들은 먼지만 풀싹거리는 아스팔트 위를 허덕이며 오고 또 갔다. 간혹 살수차가 불결한 물을 큰길 위에 뿌리고 간다. 그러나 그것은 물론 먼지를 가라앉히는데 약간의 효과가 있을 뿐, 잠깐만 밖에 나와도 전신에 쭈르르 흐르는 사람들의 땀을 어떻게 하여 주는 수는 없었다. (박태원, 『천변풍경』, 1936) ** 덕순이는 아무리 참아 보아도 자기가 길을 물어 좋을 만치 그렇게 여유 있는 얼굴이 보이지 않음을 알자, 소맷자락으로 또 한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