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사冊肆
구보는 남몰래 안잠자기에게 문의하였다. 안잠자기는 세책貰冊집에는 어떤 책이든 있다는 것과, 일 전이면 능히 한 권을 세내올 수 있음을 말하고, 그러나 꾸중들우. 그리고 다음에, 재밌긴 『춘향전』이 제일이지, 그렇게 그는 혼잣말을 하였었다.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 이튿날 안잠자기가 '주인마님' 몰래 세를 내온 한 권의 춘향전을 나는 신문에 싸들고 약방으로 나가 이층 구석진 방에서 반일半日을 탐독하였다... 다음날 구보는 역시 안잠자기의 의견에 의하여 『춘향전』 다음으로 재미있는 『심청전』을 세내다 읽었다. 그러나 또 그 다음날 『소대성전』을 얻어 보려 하였을 때 어머니는 마침내 우리의 '비밀'을 알아내고 그래 꾸중을 단단히 들은 안잠자기는 다시 나의 그러한 심부름을 하려고는 안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