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 첫 딸 태어나다
조금의 의심도 할 여지가 없는 것이었으면서도, 역시 자신을 분명히 갖고자, 어미니와 같이 부인병원에 가서 확실한 진단을 받고 난 이제, 그의 가슴속에 있는 것은 오직 샘솟득 하는 행복감 뿐이었다. "내가 애를 뱄어. 내가 이제 어머니가 됐네." (박태원, 『천변풍경』, 1936) **아내가 큰딸 설영이를 낳은 것은 소화 11년[1936년] 1월 16일 오후이었습니다. 지금도 눈앞에 당시의 정경이 서언합니다만은 눈이 제법 오고 매섭게 춥던 날입니다. 나는 아내를 동대문 부인병원[현 이화여대 부속 동대문병원 전신]에 맡겨 두고 그대로 거리를 헤매 돌았습니다. 더욱이 초산이라 하여서 진통도 심한 모양이었는데 그러한 때 남편된 사람은 마땅히 산실 밖에 지키고 있어 아내의 아픔을 함께 아파하여야만 할 것일지도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