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원)천/모래내沙川
[...] 공덕리 위를 지날 때에는 멀리 독립문 밖 무학재 넘어 홍제원洪濟院 시내溪의 모래밭까지 보이는데 그곳은 내가 보통학교에 다닐 때에 운동연습으로 또는 원족회遠足會로 자주 갔던 곳이라 마음에 그윽히 반가웠습니다. (안창남, '창공에서 본 경성과 인천', 『개벽』, 1923.1.) ** 햇발이 퍼지니까, 땅빛이 검숭해지고 해빙 머리나 된 듯이 푸근하다. 무악재 고개를 넘어서서는 인력거꾼이 헉헉하며 연해 땀을 씻는 것을 위에 앉아서 내려다보니 선선하던 생각도 잊어버렸다. "여기만 나와두 시골 같아서 시원하지?" 앞에 탄 종엽이가 고개를 좀 꼬며 말을 붙인다. "나온 김에 먼 데로 여행이나 좀 했으면 좋겠어." 문경이는 종엽이 말에 찬성이라는 뜻으로 이런 소리를 한다. "어디루……?" "아무 데나! 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