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자기가 지금 이곳에 쓰러져 죽더라도 누구 하나 자기를 위하여 울어 줄 사람이 없다고 그러한 생각을 하니 끝없는 외로움이 그의 온몸을 에워싼다. 참말이지 하루바삐 죽는 게 제일인 듯만 싶었다. "더 살면 무엇 하니? 더 살면 무엇 하니?" 혼자 중얼거리며 그대로 터덜터덜 걷다가 문득 발을 멈춘 최주사다. 길가에 아이놈 셋이 막대기를 들고 다 죽게 된 개 한 마리를 못살게 구는 것을 본 까닭이다. 여덟 살이나 아홉살…… 어쨌든 세 놈이 모두 열 살은 채 못되어보이는 아이들이었다. 한 놈이 막대기로 개의 옆구리를 쿡 찔렀다. 순純 조선 종자의 순하고 어수룩하게 생긴 그 개는 그 아이들의 포위에서 탈출하기는커녕 그 박해의 하나하나에 비명을 지를 기력조차 상실하고 있었다. [...] "이놈들아! 너희들은 그래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