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의 연애관
사랑은, 본래 제가 남에게 주는 것이오, 결코 남에게서 받을 것이 아니며, 또 받기를 바랄 것이 아니니라. 그렇거늘, 하믈며, 억지로 뺏기를 꾀하여 옳을까보냐? 품 안의 어린 자식이 문득 배고파 울 때, 어머니의 사랑은 스스로 뜻하지 않고, 그 입에 젖꼭지를 물려주는 도다. 참말 사랑이란 이처럼 상대자에게 이익과 행복을 주되 털끝만한 꾸밈이 없으며, 또한 그에게서 아무런 보수 있기를 원하지 않는 것이라. 그러나 이성간의 연정은 이와 크게 달라, 저의 진정을 주되, 반드시 상대자에게서 그에 해당한 보상이 있기를 바라니, 이러하므로써, 모든 류類의 '사랑' 가운데서 가장 열등한 것이 아닐 수 없나니라. 연애는 생식의 대업을 강제하기 위하여 조물주가 인류에게 밀매한 마약이라. 이미 마약이매, 인류에게 가저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