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만을 듣는 구보씨
구보는 쓰디쓰게 웃고 다방 안으로 들어선다. 사람은 그곳에 많았어도, 벗은 있지 않았다. 그는 이제 이곳에서 벗을 기다려야 한다. 다방을 찾는 사람들은, 어인 까닭인지 모두를 구석진 좌석을 좋아하였다. 구보는 하나 남아 있는 가운데 탁자에가 앉은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그는 그곳에서 엘만의 '발스 센티멘털'을 가장 마음 고요히 들을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선율이 채 끝나기 전에, 방약무인傍若無人한 소리가, 구포씨 아니오....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 Mischa Elman, Valse Sentimentale (F. Schubert; arr. by Sam Franko) ** 동경 있을 때다. 지금보다도 더 단순한 그때 나에겐 견디기 어려운 고생이 뒤를 이어 습래하였다. 한번은 사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