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희 - 다당여인茶黨女人
밤이다. -무섭게 추운 도시의 밤이다. 어차피 추울 바에는 영하 40도의 된추위가 그립다. 털속에 파묻혀 가이 업는 눈덮힌 벌판으로 헤매고 싶은 것도 인텔리 여성의 변덕의 하나다. 아무리 추워도 하숙집 아랫목에 쪼그리고 앉어 있을 수 는 없다. 그것은 크나큰 손실이다. 이 밤의 향락을 잃어버리다니-. 밤거리로 나가거라. 그리하여 너의 젊은 날을 즐겁게 보내라. 무겁고 우울한 침통미沈痛味는 겨울밤의 감각이다. 불멸不滅의 세레나데다. 나는 이 밤을 좋아한다. 더구나 밤도 긴-겨울 깊은 밤을 좋아한다. 심야장深夜長이란 말이다. 백화점 쇼윈도의 황홀한 색채가 나를 유혹하고 울트라 모더니즘을 숭배하는 젊은 남녀의 야릇한 차림새가 내 호기심을 끈다. 거리로 나가거라. 입술을 빨갛게 물들이고 눈썹을 가늘게 그리고 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