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중앙일보
안국동서 전차로 갈아탔다. [...] "조선중앙일보사앞이오." 하는 바람에 종로까지 다 가지 않고 내린다. 일 년이나 자리 하나를 가지고 앉았던 데라 들어가면 일은 없더라도, 인전 하품 소리만큼도 의의가 없는 "재미좋으십니까?" 소리밖에는 주고받을 것이 없더라도, 종로 일대에서는 가장 아는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라 과히 바쁘지 않으면 으레 한 번씩 들러 보는 것이 나의 풍속이다. 그러나 들어가서는 늘 싱거움을 느낀다. 나도 전에 그랬지만 손목만 한 번 잡아 볼 뿐, 그리고 옆에 의자가 있으면 앉으라고 권해 볼 뿐, 저희 쓰던 것을 수긋하고 써야만 한다. 나의 말대답을 하다가도 전화를 받아야 한다. 손은 나와 잡고도, "얘! 광고 몇 단인가 알아봐라." 소리를 급사에게 질러야 한다. 선미禪味 다분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