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농민전쟁] 순라군에게 붙잡힌 '대감'
칠월 백중날[음력7월 보름]. 달이 휘영청 밝은 한밤중의 일이다. 웬 체소한 중년 선비 하나가 장안 대로상에서, 정확하게 말하여 황토마루 서편 야주개[야조현, 현재의 당주동] 큰길 위, 그것도 바로 행길 한복판에가 가랑이를 쩍 벌리고 서서 오줌을 좔좔 깔기고 있었다. 뎅 뎅 인경이 울린 게 그게 벌써 언제냐? 꽝 꽝 사대문이 닫히고 거리 위에 행인들의 발자취가 끊인 지 이미 오래다. 저마다 꽁무니에다 육모방망이 하나씩 찬 순라군들이 둘씩 둘씩 짝을 지어 지금 한창 거리거리 골목골목으로 순을 돌고 있는 판이다. [...] 한동안이나 걸려서 늘어지게 볼일을 다 보고 나자 부르르 진저리를 한번 치고, 괴춤을 여민 다음에 지척지척 앞으로 몇 발짝 걸어나가다가, [....] "아니, 가만있자. 예가 참 야주개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