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백교
망건 쓰고 귀 안 뺀 촌 샌님들이 도무지 어쩐 영문인 줄 모르게 살림이 요모로 조모로 오그라들라치면 초조한 끝에 허욕이 난다. 허욕 끝에는 요새로 친다면 백백교白白敎, 돌이켜서는 보천교普天敎 같은 협잡패에 귀의해서 마지막 남은 전장을 올려 바치든지, 좀 똑똑하다는 축이 일확천금의 큰 뜻을 품고 인천으로 쫓아온다. 와서는 개개 밑천을 홀라당 불어 버리고 맨손으로 돌아선다. (채만식, 『탁류』, 1939) ** 본사[조선일보] 판매부장이 해주지국장에게 나를 소개하는 글 속에는 분명히 내가 백백교白白敎에 관하여 무엇을 좀 알려고 가는 것이니, 그리 알고 편의를 보아주라는 그러한 말이 적혀 있었든 모양이다. 최 지국장은 편지를 읽고 나자 마침 그곳에 놀러왔든 해주경찰서 고등계 이 씨에게 나를 소개한다. 그것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