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옥균이 살던 집
송현에서 북쪽으로 언덕길을 다 올라가면 화개동[현재 종로구 화동]이다. 이 화개동 마루터기에 터전을 널찍하게 잡아 기와집 한 채가 덩그러니 들어앉았는데 이것이 바로 1884년에 정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일본으로 망명해 가 있는 김옥균이 살던 집이다. 그가 한번 '역적'으로 몰린 뒤 집안 재산은 다 몰수당하고 처자들은 사는 곳조차 알 길이 없다. 집은 나라의 소유로 돌아갔으나 드는 사람 없이 빈 채로 버려두어 하루하루 퇴락해 갔고 한옆에 있는 사방이 번듯하고 편편한 터전은 김옥균이 참판 시절에 개화란 어떤 것인가를 생활에서도 보여 주려고 공을 치며 놀던 정구장인데 이제는 그물 쳤던 나무 기둥이 좌우에 그대로 남아 있을 뿐 오직 잡초만이 무성하여 보는 사람들의 감회를 자아낸다. (박태원, 『갑오농민전쟁』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