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숙이의 희망 직업
이 영선이란 아이와 얼마 전에 우동을 같이 먹었대서 잠깐 '문제'를 일으킨 명숙이란 계집애는 영선이나 순동이와 한동갑인 열여섯, 그 언니가 관철동에서 기생 노릇을 하는 것은 삼봉이 누나가 카페 여급인 것과 그 경우가 근사하지만, 기생의 아우라든가 그러한 티는 눈곱만치도 없어, 권번에를 다니라고 그렇게 제 언니의 '어머니'가 권해도 듣지 않고, 제가 어떻게 어떻게 주선을 하다시피 해 이곳[당구장]에 와 있는 그는, 평생 지망이, 제일이 백화점의 여점원이요, 제이가 버스 걸이다. 일이 없을 때면, 동무 경순이와 손을 맞잡고 지척 사이인 화신상회로 가서 위아래 층을 한 바퀴 돌아오는 것이 우습게 쳐버릴 수 없는 기쁜 사무였고, 그것에도 지치면 그는 곧잘 '소년구락부'니, 또는 '깅꾸'니 하는 그러한 묵은 잡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