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의 빈민촌
나도 시골 사람으로 서울에 와 있으면서 이런 말을 하기는 미안하지만은 나는 언제나 근본적으로 시골 사람의 서울 오는 것을 불찬성不贊成한다. 시골 사람이라도 무슨 특별한 일이라던지 주의主義가 있어서 서울을 구경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고 다만 풍조風潮에 딸려서 외형外形의 번화한 것이라던지 사치한 것만 취取하여 구경한다면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만지기(盲者丹靑) 구경 이상으로 소용이 없을 뿐 아니라, 도리어 허영심, 사치심만 늘어서 여간한 악영향을 입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에 시골 사람들이 도회에 유혹이 되어 자꾸 도회로 집중하려 하고 또 근래에는 농촌의 생활곤란, 기타 어떠한 일시적 기회로 인하여 1개월에 몇천 몇만의 시골 사람들이 서울을 오게 되는 것이야 그 누구가 막을 수 있으랴. 그런데 기왕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