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든 개란 놈을 나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중략) 그러니까, 그대로 아무 데나 대고 제 몸에 붙었던 벼룩이란 놈을 털어 놓을 양이면, 양지짝이라는 데는, 흔히, 이제 두 살이나 세 살, 그밖에 더 안 된 어린 아이들이 간밤에 오줌이라도 싼 포대기를 널어놓는 곳이 돼 놔서, 그래 그날 밤, 불운한 어린이는 영락없이 개벼룩 때문에 잠을 못 자고, 그러니까 물론 아이 어머니도 잠을 못 자고....
그래, 이튿날 아침에 한참 졸리운 눈을 부비고 일어나, 부랴부랴 시간밥을 대서 하느라면, 호옥, 밥을 풀을 만들어 놓게도 되고, 또는 된장찌개라는 그러한 것이 너무 짜게도 되는데, 워낙이 음식 솜씨에는 자신이 없는 터이라, 매양 아지노모도나 그저 쳐서 어름적거리던 것이, 이날은 이처럼 졸립고 또 바쁘고 한 통에 그만 정작 넣을 것은 안 넣고, 안 넣어도 좋을-, 이를테면 머리카락 같은 것이라도 슬쩍 넣게, 어떻게 그렇게라도 일이 공교로울 것이 아니겠습니까? ..... (박태원, '바둑이', 『박문』, 19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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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자표 미풍 조미료 간판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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