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화 - 경궤연선京軌沿線/경성궤도
얼음이 녹아 오관수 아래 질펀한 냇가를 매끈한 기동차가 달리는 풍경은 몇 해 동안 ㅇㅇㅇ에 익지 않은 내 눈엔 꽤 신선했다. 서울이란 낡은 도시가 제법 제게 따른 교외의 접지接地를 가지기 비롯하는 것은 우리 예전 서울 주민으로는 마치 제 신영토新領土를 들려가는거나 같이 막연하였다. 그래서 지난 겨울 상경하여 창신정으로 이사를 온 뒤 동대문턱을 지날 적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저놈을 한번 타보려니 하고, 별러오다가 이번 기회를 얻어 올라탄 것은 뜻 아닌 경전京電 불하佛下의 낡은 전차다. "여보 이게 어찌 기동차요?" "그러게 광나루를 가라니까..." 광나루廣壯里가 좋으니 그리 가자는 본웅本雄의 말을 내가 기어이 똑섬유원지를 가보자고 우겨댄 것이 이 꼬락서니가 된 셈이다. 전차라니 말이 전차지 타고 앉으니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