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류병
아내는 요강에 걸터앉아 온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다. 차마 볼 수 없이 새빨갛게 얼굴을 볼 수 없이 새빨갛게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그 눈에서는 고뇌를 못 이기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나는 모든 것을 깨달았다. 병독은 벌써 그의 순결한 몸을 범한 것이다. 오늘 청결하느라고 힘에 넘치는 격렬한 일을 한 까닭에 그 증세가 돌발한 것이다! 춘심[기생]의 사진을 처음 볼 때에 웃고만 있던 그로써 그것을 찢게 된 신산한 심리야 어떠했으랴! 그의 태중에는 지금 새로운 생명이 움직이고 있다. 이 결과가 어찌 될까? 싸늘한 전율에 나는 전신을 떨었다. 찡그린 두 얼굴은 서로 뚫을 듯이 마주 보고 있었다. 육체를 점점이 씹어 들어가는 모진 독균의 거취를 살피려는 것처럼. 그리고 나는 독한 벌레에게 뜯어 먹히면서 몸부림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