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점과 고물상 거리
구보가 다 탄 담배를 길 위에 버렸을 때, 그의 옆에 아이가 와선다. 그는 구보가 놓아둔 채 잊어버리고 나온 단장을 들고 있었다. 고맙다. 구보는 그렇게도 방심한 제 자신을 쓰게 웃으며, 달음질하여 다방으로 돌아가는 아이의 뒷모양을 한참 바라보고 있다가 자기도 그 길을 되걸어 갔다. 다방 옆 골목 안. 그곳에서 젊은 화가는 골동점을 경영하고 있었다. 구보는 그 방면에 대한 지식을 갖지 않는다. 그러나 하여튼, 그것은 그의 취미에 맞았고 그리고 기회 있으면 그 방면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생각한다. 온갖 지식이 소설가에게는 필요하다. 그러나 벗은 전廛에 있지 않았다. " 바로 지금 나가셨습니다. " 그리고 기둥에 걸린 시계를 쳐다보며, " 한 십 분, 됐을까요. " 점원은 덧붙여 말하였다. 구보는 골목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