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 - 사상의 월야 (3)] 명금名金The Broken Coin
우미관에서는 무슨 소위 대활극을 하는지 서양 음악대의 소요한 소리가 들리고 청년회관 이층에서는 알굴리기를 하는지 쾌활하게 왔다갔다하는 청년들의 그림자가 얼른얼른한다. (이광수, 『무정』, 1917) ** 구경이란 말에 은주는 먼저 나서며 앞을 섰다. 배다리로 나와 광교 큰길을 건너 샛길로 관철동에 들어서니 벌써 군악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무슨 곡조인지 몰라도 잰 걸음을 걷는데 신이나게 맞는다. 가까이 가보니 전등을 구슬 꿰듯 해 여러 줄을 느리었고, 이층 노대路臺에서는 눈이 불거진 사람, 볼이 불룩한 사람, 배가 내민 사람들이 새로 닦은 놋그릇 같은 악기를 메고, 들고, 흥겨운 몸짓을 하며 불고 있다.. 그 노대 밑에는 큰 간판 그림들이 붙어 있었다. 첫머리엔 '명금대회名金大會'[영화 '명금' 상영]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