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8)] 경성부회 의원 선거
오늘도 이발소 창 앞에 앉아, 재봉이는 의아스러운 눈을 들어, 건너편 천변을 바라보았다. 신수 좋은 포목전 주인은 가장 태연하게 남쪽 천변을 걸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 소년의 관찰에 의하면, 그는 일찍이 남쪽 천변을 걷지 않았다. 그러하던 그가, 대체 무슨 '까닭'을 가져, 삼사 일 전부터, 그의 이제까지의 관습을 깨뜨리는 것일까? [...]그러나, 재봉이는 마침내 한 개의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내고야 말았다. 포목전 주인은, 마침내, 한약국 앞에 이르러, 가장 자연스럽게 고개를 그편으로 돌리고, 그 안, 주인방에 앉아있는 영감과 필연적으로 얼굴이 마주치자, 그는 역시 자연스럽게, 그의 머리 위에 얹혀 있는 중산모를 사뿐히 위로 들어 가벼이 인사를 하고, 그리고 큰기침과 함께 그대로 다시 그 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