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상섭- 삼대 (1)] 청목당
.. 자동차가 진고개 초입께까지 오니까 경애는 별안간 청목당 앞에 대라 명하고 상훈더러 어서 내리라고 재촉이다. 맨대가리에 두루마기 바람으로 내리기가 싫어서 무어 살 것이 있건 기다리고 앉았을 게 어서 사가지고 나오라 한다. 상훈은 경애를 집에 데려다주고 자기는 그대로 탄 채 안동을 가리라고 다시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경애는 듣지 앉았다. 저녁을 안 먹었으니 여기서 저녁을 먹여달라고 졸랐다. "호텔은 그만두고 곧 놔드릴 게니 잠깐 내리세요." 저녁을 이때껏 안 먹었다는 것을 그대로 내던지고 간달 수도 없었다. "흥, 매당집이 못 잊으시면 불러다드리지 걱정예요." 경애가 코웃음을 치며 먼저 튀어내려버리니까 상훈도 하는 수 없이 내외하는 사람처럼 툭 튀어나와서 쏜살같이 청목당으로 들어갔다. 경애는 생글 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