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의 결혼
나이 찬 아들의 기름과 분 냄새 없는 방이, 늙은 어머니에게는 애달펐다. 어머니는 초저녁에 깔아 놓은 채 그대로 있는 아들의 이부자리와 베개를 바로 고쳐 놓고, 그리고 그 옆에가 앉아 본다. 스물 여섯 해를 길렀어도 종시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것은 자식이었다. 설혹 스물 여섯 해를 스물 여섯 곱하는 일이 있다더래도 어머니의 마음은 늘 걱정으로 차리라. 그래도 어머니는 그가 작은며느리를 보면, 이렇게 밤늦게 한 가지 걱정을 덜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 이애는 왜 장가를 들려구 안하는 겐구." 언제나 혼인 말을 꺼내면, 아들은 말하였다. "돈 한푼 없이 어떻게 기집을 먹여 살립니까?" "하지만…… 어떻게 도리야 있느니라. 어디 월급쟁이가 되드래두, 두 식구 입에 풀칠이야 못헐라구..." 어머니는 어디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