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동렬이와 박진(본이름은 아니다)이는, 고향은 다를망정 서울 어느 사립중학교에서 사 년 동안이나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동창생으로 막역한 사이였다. 동렬이는 박진의 불덩이 같은 정열과 모험이 있는 것을 사랑하였고, 박진이는 무슨 일이든지 의지적이요 침착하여 함부로 덤비지 아니하는, 자기와 반대되는 성격을 동렬에게서 발견하고 너무 과격한 자기의 성질을 조화시키려는 생각이 그와 친근해진 원인의 하나였었다. 그들은 흡사히 동성연애나 하는 사람처럼 예산 없는 학비나마 내 것 네 것 없이 나누어 쓰고 이불 한 채를 둘이 덮고 한겨울을 난 일도 있었다. 그러다가 졸업하게 된 해가 바로 기미년! 당시의 의학생이요 그들이 형님이라고 부르던 이경재는 자기 집 골방에서 xx공보의 원고를 쓰고, 동렬이는 등사판질을 하는 한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