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를 듣는 구보씨
구보는 카운터 가까이 자리를 잡고 앉아, 마침 자기가 사랑하는 스키퍼의 '아이 아이 아이'를 들려 주는 이 다방에 애정을 갖는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 - 아, 난 못 해, 이 사람아, 하고 디덜러스씨가 수줍은 듯, 마음내키지 않는 듯, 말했다. 완강하게, - 해봐요, 젠장! 하고 벤 돌라드가 그르렁거렸다. 조금이라도 꺼내 봐요. - '마파리(사랑이 내게 나타났으니)'를, 사이먼, 하고 카울리 신부가 말했다. 스테이지 아래로 긴 양팔을 뻗고, 정중하게, 괴로운 듯 허리를 펴면서, 그는 몇 걸음 성큼성큼 걸어내려갔다. 목이 쉰 듯 인후골이 조용히 쉰 소리를 냈다. 부드럽게 그는 벽에 걸린 먼지가 내려앉은 한 폭의 바다 풍경화 : 을 향해 노래했다. 뻗어 나온 곶, 한 척의 배, 파도 위의 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