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 오사카나 다른 외국 대도시에 비하여 우리 서울에 부족한 시설과 고쳤으면 하고 생각되는 말씀 등.
평론가 인정식印貞植
- 방공호, 공습피난녹지 등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조선은행 앞, 경성역 앞, 혜화문 정류장, 동대문 근처 등에는 공습피난을 위한 지하설비가 요구된다.
- 동대문에서 청량리로 통하는 지하철이 필요하다. 지하철은 방공피난의 용도를 겸하도록-
- 조선 가옥의 '전세', '사글세' 등 낡은 폐습을 단연 취체取締[단속]할 일.
- 소학교 교사校舍는 목조로 하되 건축비을 적게 하고 교사수校舍數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
- 신당리新堂里 등에 빈민부락을 적당히 정리하여 산변山邊의 토막민土幕民을 갱생케 하기 위한 사회정책이 요구된다.
- 주택난을 시급히 완화하도록 힘쓰라
- 남대문 이전은 절대 반대다.
경성 이화여전 교수 고봉경高凰京
- 소년심판소少年審判所
- 소녀감화원 少女感化院
- 직업여성기숙사의 설치가 필요
조선어학회 이극로李克魯
- 교육기관의 시설이 급합니다. 소학으로부터 대학까지 어떤 종류의 학교를 막론하고 학교수가 모자라 공부를 못하는 이가 있다는 것은 그 말부터가 현대 문명국가의 체면에 좀 재미가 없습니다.
- 학자 양성기관의 시설이 급합니다. 문화발전의 책임자인 학자가 날 곳이 없다면 그야말로 서운한 일입니다. 학자는 절로 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의 생활이 안정되고 서고 속에 앉아야 됩니다. 문명한 사회에는 국가의 시설로 된 학술연구기관도 많으려니와 이 밖에 재산가의 개인의 혜시惠施로 된 기관도 많아서 학자가 곳곳에 안심하고 들어앉게 됩니다.
여류작가 이선희李善熙
- 모든 시설을 다 제쳐놓고 먼저 경성부에서 변소를 자주 쳐가고 쓰레기통을 철철 넘도록 두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번 여름 나는 한달 남은 장마에 변소는 넘어나고 집안과 길에는 쇠파리가 까맣게 덤빌 때 이렇게 탄식했습니다. "내 머릿 속에 문화는 베를린伯林 시민을 자처하나 나는 아직도 이처럼 더럽고 지저분한 집 속에 사는 한 여성이로다."
이화여전 교수, 음악가 계정식桂貞植
- 하수도의 완비.
- 수세식 변소를 할 수 있는 설비.
- 쓰레기통 청소 의 민속敏速[잽싸고 빠름].
- 전차의 혼잡을 피하기 위하여 대수臺數와 교통량을 증가시킬 것.
- 대경성大京城으로서 거지의 산재散在를 그냥 두는 추태를 뵈이지 않을 것.
- 실업자를 구제하고 취직시키히는 부영府營이나 관영官營의 기관이 있을 것. 독일의 아르바이트암트[Arbeitamt, 독일노동청]와 같이.
고려영화사, 영화감독 박기채朴基采
- 욕망을 말하자면 한이 없습니다. 우선 영화제작에 대한 시설입니다. 조선영화가 시장에 올 때마다 그 빈약을 탄식하는 고고孤高의 소리를 흔히 듯습니다. 그러나 조선영화의 빈약의 원인을 그 역량이나 기술이라기 보다도 먼저 그 제작에 대한 설비가 없다는 것을 아셔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개인의 권한에서가 아니라 민중의 기관으로서 좋은 영화를 제작할 수 있는 촬영소의 시설이 대도회大都會의 체면을 위해서도 급선 문제일 것입니다.
평양 대동공업교수, 소설가 이효석李孝石
- 거리마다 수목을 많이 심어 녹화綠化의 계획을 철저히 할 것. 아마도 세계의 우수한 도시로 수목의 울창하지 않은 곳은 없을 것입니다.
- 문화시설을 민의를 기다리기 전에 당국이 솔선해서 시설해 할 것. 가령 음악관 같은 것은 시市 당국의 설립으로 해서 시민을 위한 실비의 공연을 성盛히 해야 할 것입니다.
경성방송국, 작곡가 홍난파洪蘭坡
세계적 대도시는 고만두고라도 문명도시의 체면을 유지하려면 우선 아래의 5개 조항만은 불가불급不可不急히 실행해야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 대소大小 공원의 증설 및 아동유원兒童遊園 [놀이터]의 신설.
- 가로수의 증식 및 시민의 이에 대한 보호와 협력.
- '한 집에 한 그루 나무'(一戶一木主義)를 실시하야 신축은 물론이요 재래의 주택에 있서도 가급적 한 집에 최소한도로 정목庭木 한 그루 씩은 심도록 할 것.
- 상하수도의 지급至急 완비
- 진개塵芥[먼지와 쓰레기]와 불결물을 노상路上에 축적치 말 것. 이상.
소설가 채만식蔡萬植
- 분뇨마차糞尿馬車가 대종로大鍾路 복판을 활보하고, 음식집에서는 파리를 '백만마리'씩 가축하고, 이러한 치부의 제거가, 새로운 시설보다도 더 솔직하지 않을까요.
- (엽서 한 장에 '경성에도 이러이러한 것을...' 시설해 달라고 주장하는게 도시都是에 허랑虛浪한 수작이니, 기왕 더 맹랑하게...) "나같이 늘 수면부족으로 곤란한 사람을 위하여 시간이나 30분동안에 4, 5일치의 잠을 재워주는 안면병원安眼病院을 좀 만들어 주시요!"
소설가 한설야韓雪野
- 서울 안에다가 무슨 시설을 더한다구요. 말하자면 계란 속에서 소 잡을 공론을 하잔말이죠. 그래 내가 만일 위정자가 된다면 서울의 집을 3분의 1은 헐어버릴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백만 시민을 총동원 시켜서, 그야말로 근로봉사를 시켜서 북악北岳과 인왕산仁旺山을 날마다 조금씩이라도 파헤쳐서 탄탄한 평야를 만들어버리고야 말겠습니다.
그것이 서울에 맞는 시설일 것이오 또 백년대계일 것입니다. 지금의 서울에다가는 시설을 하면 할수록 너무 지대가 좁아져버리니까요. 서울에 사는 미련한 어른과 백성들은 남산이 있는줄만 알지 남산에서 서울바닥을 한번 시원히 내려다 볼줄 모르나보오. 볼 줄은 알아도 생각할 줄을 모르나보오.
소설가 이기영李箕永
- 하수도의 완비.
- 위생적 설비.
- 분수공원 등 도시미都市美의 균정均整[고루 가지런하게 함
이상 3가지 사항을 우선 개량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소설가 함대훈咸大勳
- 동경만 하더라도 전차, 버스가 연락부절連絡不絶해서 결코 승차에 불편을 느끼지 않았는데 더구나 성선省線이 있이 [...] 교통망의 정비는 경성[에]서는 몽상도 못할 것이리다. 경전京電의 노력은 있는 모양이나 돼지를 싣듯 막 쳐 싣고 또 차장의 불손한 언동은 입이 있는 사람이면 싸움하지 않을 수 없으니 무엇보다 경성은 이 버스, 전차 문제 를 해결해야 될 줄 압니다.
- 유원지의 확충, 공동변소의 청결, 증가는 물론 꼭 해야할 것입니다.
- 그리고 분뇨 및 오물처리 등을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은 쳐가도록 할 것,
- 그리고 신경新京, 봉천奉天 등에서 볼 수 있는 마차제도馬車制度는 교통망 해결에 좋은 수단일까 합니다.
- 그리고 신경 등지에는 방공, 무소음 도시시설도 되어 전차가 없고 운반차運車와 버스, 자동차 있기 때문에 대단히 평화로워 보이므로 이런 시설로 방공, 무소음도시를 만들어 주셨으면 합니다. (『삼천리』, 1940.10.) * 답변중 번호는 임의로 붙인 것 일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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