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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봄 (5)] 조선호텔 정문

category 영화와 경성 2021. 8. 10. 19:33

동아레코드의 문예부장이며 영화 '춘향전'의 스폰서인 한계수(김한 분)는 소문난 바람둥이이다. 안나와의 관계가 끝나기 무섭게 그는 평양에서 배우의 꿈을 안고 상경한 정희(김소영 분)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정희의 숙소 근처까지 찾아가 자가용을 태워 조선호텔 식당으로 데려간다. 


영화에서 한계수의 자가용은 조선호텔의 정문을 거쳐 경내로 진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조선호텔의 정문은 애당초 호텔의 문이 아니라 환구단(1899)의 정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조선호텔 건립후에는 볼 수 없는 섬돌을 확인할 수 있다. 섬돌을 없앤 이유는 호텔의 정문으로서 자동차 통행의 편의도모를 위함이었을 것이다. 

환구단의 정문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후 오랫동안 조선호텔의 정문으로 사용되었으나 1963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조선호텔을 4층에서 20층짜리로 재건축(1970년 완공)하게 됐는데 공사가 시작된 1967년경에는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고 한다.  40년이 지난 2007년에 다시 찾아냈으나 현대적 호텔의 접객 방식에서 이 정문의 쓰임새를 찾을 수 없게 되었으므로 제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었고 인근(환구단공원)으로 옮겨졌다(2009). 

 

▲ 환구단 정문 부근에서 바라 본 환구단 (1914년 이전)

 

▲ 반도의 봄에 등장하는 조선호텔 정문 (1941)

 

▲ 1963년경의 조선호텔 정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