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면 1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아버지(이대호, 김일해 분)에게 쫒겨나다시피 집을 나온 세키(이성기, 남승민 분)는 해외 전쟁터에서 사망한 형 일본, 육군 상병 세코(성호)를 치상하러 본가를 찾는다. 큰아들 세코를 잃은 아버지의 한층 격해진 분노와 냉대에 부모 얼굴도 뵙지 못한 세키는 동생 기요코(청자, 김신재 분)의 만류에도 본가를 나오게 되고 작은 아버지(독은기 분)를 찾아 형의 유지를 이어 지원병으로 입대를 결심한 사실을 알린다. 1
## 장면 2
세키의 아내 긴슈쿠(은숙, 문예봉 분)는 형의 치상을 위해 집을 나선 이후로 행방이 묘연한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리다 시댁인 세키의 본가 앞까지 찾게 된다. 저택 앞에서 서성이다 그녀의 눈에 문패가 들어오고 나란히 걸린 문패에는 시댁의 집주소와 함께 나란히 걸린 시부와 남편의 이름이 적힌 문패를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다. 문패에 적힌 세키 본가의 주소는 '성북정 162번지'.
## 장면 3
훈련을 마친 세키는 출전에 앞서 동료 신병들과 함께 시가행진을 끝내고 출정에 앞서 본가에 잠시 들리게 된다. 전장으로 출영하는 세키를 응원하는 깃발들이 세키의 집 대문 앞에 내걸린다. 박흥식, 최창학 등 당대 경성 부호의 이름이 적힌 깃발과 함께 '성북정정회成北町町會' 명의의 깃발도 보인다. 성북정이 세키 본가의 동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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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키의 본가 주소로 나오는 성북정 162번지의 주택에서 위와 같은 장면이 촬영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당시의 지도를 보면 162번지 앞이 바로 성북천인데 위의 영화 장면들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다(특히 장면 2). 성북동 162번지는 1940년 작고한 춘성 노자영이 몇 년간 살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는데 그의 수필에서 성북동 집 앞 천변(성북천)에 대해 기술해 놓은 글이 남아 있다('계변정화').
- 지원병제도는 1938년부터 시행되었으며, 병역법을 개정해 1944년경부터 징병제로 전환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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