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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슈쿠의 출산날. 그의 셋집에는 세키의 동생 기요코와 에이코를 비롯한 친구들이 긴슈쿠의 출산을 돕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편으로 순회산파가 자전거를 타고 황급히 달려온다. 


1920년대말에서 1930년대초에 이르면 조선 내에 직업 여성들이 크게 늘어나면서 육아와 보육 문제가 대두되었다. 1930년대 중반 이후 조선총독부 주도로 경성부를 비롯한 전국의 부급 도시에 탁아소들이 세워지기 시작한다. [각주:1] 경성부는 자체적으로 부내 요지에 인보관을 지었다.[각주:2]

인보관 내에는 진료부, 상의부(상담소), 간이교육부와 함께 임신한 빈민 여성을  돕기 위한  방문부가 설치 운용되어 순회산파를 고용했다. [각주:3]  경성부의 순회산파는 설치 당시  인보관별로 1명만 할당돼서 담당하는 지역범위가 넓고 바쁜 직업이었을 것이다. '조선해협'에서 순회산파가 긴슈쿠의 셋집으로 자전거 페달을 부지런히 돌리며 달려가는 모습이 표현되는 것도 순회산파의 바쁜 일상업무를 표현하는 것으로 보인다. 

 

집에서 옷감을 손질하는 부업을 하던 긴슈큐는 출산 후 노다피복공장이라는 곳에 취직하는데 이 공장은 사직공원 근처인 필운정 278번지에 위치해 있었다.[각주:4] 필운정 278번지의 인근 사직공원 내에는 북부인보관이라는 경성부가 운영하는 복지시설이 있었다. 영화에서 긴슈쿠를 비롯한 노다피복공장野田被服工場[각주:5]의 노동자들이 작업복을 입은 채 (점심 직후인지) 사직공원으로 와서 휴식하는 장면이 등장하는데 여기에 북부인보관 건물이 보인다.

▲ 영화 '조선해협' 중 인보관이 보이는 사직공원 풍경
▲ 사직공원 내 북부인보관 낙성 (조선신보, 1937.4.29.)

 

  1. 상설탁아소는 공장직업부인과 각 방면 일용노동부인의 근로시간 동안 어린이를 보호양육하는 기관으로, 경비의 상당부분을 총독부가 보조하였다. 서울특별시사회복지협의회, '서울의 사회복지 역사연구', 2017) [본문으로]
  2. 북부인보관(효제정, 1929),  북부인보관(사직공원, 1937), 서부인보관(냉천정, 1938), 용강인보관(1939) 등 [본문으로]
  3. 조선일보, '인보관을 확충, 순회산파를 고용', 1937.11.20. [본문으로]
  4. 추가적으로 아현정에 공장이 하나 더 있었는데 영화에서는 필운정 공장만 등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문으로]
  5. 이 공장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다룬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