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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협 (6)] 지원병의 시가행진

category 영화와 경성 2022. 5. 7. 12:17

긴슈쿠는 세키가 훈련소를 마치고 시가행진을 위해 경성 시내로 입성한다는 기요코의 연락을 받는다.  애국반원들이 운집해 있는 거리의 시가행진 현장으로 아이를 안고 나간 긴슈큐는 지원병 대열 속에서 세키를 발견하고 크게 놀란다. 


조선육군훈련자지원병훈련소에서 4개월의 훈련을 마친 훈련생들 [각주:1] 은 당시 경기도 양주의 훈련소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입성하여 시내를 행진한다. 시가 행진 코스는 1942년 10월 기준으로 동대문~종로~서대문~의주통~(경성역)~남대문~덕수궁~황금정~경성운동장이다.  

입소 4개월 자못 영예로운 입영의 날을 가슴에 그리며 낮과 밤으로 정진하는 수천의 훈련소생들은 이날 아침 오전 7시 양주 훈련소문을 출발하여 찬서리를 단숨에 박차고 청량리역 앞을 거쳐 동 9시반 동대문에 도착, 연로에 일찍부터 마중나온 수만 애국반원들의 환호의 깃발 속에 종로통 서대문통 의주통 경성역 앞과 남대문통을 거쳐 동 10시반 덕수궁에 이르렀다. 이들은 국화도 향기로운 만추의 덕수궁 큰뜰에서 잠깐 다리를 시면서 점심을 간단히 하고 오후 2시 이곳을 떠나 다시 군화소리도 우렁차게 행진을 계속, 장곡천정, 조선은행앞, 황금정통을 거쳐 예정의 행진을 장엄하게 마쳤다. [각주:2]

'조선해협'은 이런 시가행진 상황을 1943년 5월 15일에 경성 시내에서 재현하였다. 훈련중인 지원병들이 참여하고, 애국반원들을 대거 동원했다.

소화19년(1944)[징병제 실시년도]의 감격을 실은 징병제실시를 주제로 한 영화[영화내용은 지원병제임] 조선해협은 조선국 지도, 후원 아래 조선영화주식회사 제작에 박기채 감독연출로 그간 각지에서 야외촬영 혹은 실내 촬영을 거듭하여 이제 완성에 가까워가는 중인데 '해군지원병제'의 발표로 감격과 환호가 물밀 듯하는 이떄 15일 아침 약 2천명의 부내 애국반원이 동원하였으며, 특히 지원병훈련소생도 출연하여 애국반원들이 국기를 흔들며 맞이하는 가운데 군화소리 우렁차게 지원병들이 시가를 진군하는 장면의 촬영을 감행하였다. 이 장면은 이 영화의 극적 절정을 이루는 화면에를 터인데 징병제의 xxx감격으로 얽힌 이 영화는 반도영화의 획기적인 대작품이 될 것으로 기대되며 앞으로 약 한달의 촬영을 계속하면 완성을 볼 터이다. [각주:3]

흥미로운 점은 영화 내용은 엄연히 지원병제에 관한 영화이면서도 조선해협을 만든 조선영화제작주식회사에서는 징병제 실시에 감사하는 영화라고 영화 시작 부분에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해협은 지원병이 종료되는 시점에 지원병제를 정당화하고 미화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조선인들이 징병제를 받아들이도록 의도된 선전영화인 것이다.

 

▲ 대략적인 지원병 시가행진 코스

  1. 이들 중 1/3이 만주의 전장으로 떠나고 나머지 2/3는 귀향을 하게 된다. 세키는 전장에 투입되는 1/3에 해당한다. [본문으로]
  2. 매일신보, '우리의 자랑 지원병, 금일 경성시가로 환호의 행진', 1942.10.27. [본문으로]
  3. 매일신보, '지원병과 애국반, 영화 조선해협 가두촬영', 1943.5.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