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몽 (11)] 정희의 사고현장 1. 애순의 딸 정희네 반 수업. 훈도(나웅 분)가 사거리 약도를 그리고 그 옆에 한자로 '주의'라고 쓴 칠판 화면이 보인다. 훈도: 너희들 가운데서 자동차나 전차에 치인다면 누가 제일 서러워 하겠니? (정희가 번쩍 손을 든다) 정희야 대답해봐. 정희: 어머니 아버지요 훈도: 그렇지. 그런데 만약 불행히 너희들이 죽는다거나 병신이 된다면 너희 부모 되시는 분은 자기가 아픈 것보다 더 아파하시고 애타하실 것이지. 그렇지? (학생일동 "네") 자동차 같은 것이 지나갈 때에는 빨리 그 앞을 피할 생각은, 달아날 생각 말고 꼭 그 앞에 서 있어야 한다. (학생일동 "네") 이 장면은 영화 '미몽'이 통속적인 '불륜멜로' 영화가 아니라는 점을 잘 보여준다. 영화 미몽을 소개하는 조선일보에는 '교통영화'로 소개되고.. 영화와 경성 5년 전
[미몽 (10)] 애순이 반한 무용수 1. 한강변 유흥지(태서관 별장)과 경성 시내 호텔 등에 투숙하며 사랑의 도피행각을 벌이던 창건과 애순. 창건은 돈이 떨어져가며 친구 김원호(최운봉 분) 한탕 범죄를 모의하게 되고 애순은 조금씩 창건의 신분과 행동에 대해 의심을 하게 된다. 이 와중에 애순은 부민관 무대에 올려지는 조택원의 신작 무용발표회에 함께 가자고 창건에게 제안한다. 애순은 공연을 지켜보며 조원택에 반하여 꽃을 선물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애하였다. 창건의 정체를 완전히 알아챈 후 애순은 경성을 떠나 지방으로 순회공연을 떠나는 조원택을 따라잡기 위해 택시를 타고 운전수를 재촉하다 사고를 일으킨다. 2. 실제로 1936년 6월5일에 경성 부민관에서 조택원의 무용발표회가 개최되었다. 조택원이 프랑스 유학을 위한 학비 마련을 위해 전국 순회.. 영화와 경성 5년 전
박태원과 봉준호 (2) "최군, 참 구경이나 같이 가세그려." "어디루?" "무사시노까." "무슨 사진을 놀리기에?" "나도 모르지. 그애가 가자니까..." "그애라니 누구야?" 그러나 조가 채 대답할 수 있기 전에 통통거리고 누가 층계를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십칠팔은 되어 보이는 일본 여자다. (...) 차가 무사시노까 앞에 다았다. 그들은 문을 들어서서 잠깐 눈으로 자리를 골라 보았다. 그러자 조가 팔꿈치로 준호의 옆구리를 쳤다. "저길 좀 보게." "어디?" "저기 말이야, 저편 가족석에... 왜 여학생들이 사오 명이나 주욱들 앉었지?" "그래." "거기서 두어 줄만 뒤로 물러 보게." 그러나 준호가 채 그곳을 찾아볼 수 있기 전에 장내에 불이 꺼졌다. 어두운 속을 더듬어서 가족석 쪽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준호는 조.. 친절한 구보씨 5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