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원과 봉준호 (2)
"최군, 참 구경이나 같이 가세그려." "어디루?" "무사시노까." "무슨 사진을 놀리기에?" "나도 모르지. 그애가 가자니까..." "그애라니 누구야?" 그러나 조가 채 대답할 수 있기 전에 통통거리고 누가 층계를 내려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십칠팔은 되어 보이는 일본 여자다. (...) 차가 무사시노까 앞에 다았다. 그들은 문을 들어서서 잠깐 눈으로 자리를 골라 보았다. 그러자 조가 팔꿈치로 준호의 옆구리를 쳤다. "저길 좀 보게." "어디?" "저기 말이야, 저편 가족석에... 왜 여학생들이 사오 명이나 주욱들 앉었지?" "그래." "거기서 두어 줄만 뒤로 물러 보게." 그러나 준호가 채 그곳을 찾아볼 수 있기 전에 장내에 불이 꺼졌다. 어두운 속을 더듬어서 가족석 쪽으로 자리를 잡은 뒤에 준호는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