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봄 (8)] 춘향전의 상영 주인공 여배우의 중도하차와 자금난, 영화제작자의 구속과 병환 등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영화 춘향전의 제작과정은 강력한 후원자를 만나 마침내 완성을 보고 감격적인 상영에 들어간다. 영일도 병원에서 춘향전의 상영 소식을 신문을 통해 알게 된다. 첫날부터 인파가 몰려들고 춘향전은 흥행 성공의 길로 가게 된다. 지난했던 춘향전의 촬영이 끝나고 상영을 위한 준비과정이 영상에 펼쳐진다. 수원 화성 방화수류정(오류정 장면)을 배경으로 찍은 다양한 포스터, 유인물이 만들어져 길거리 상점 쇼윈도에 배치되고 극장에는 춘향전 상영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린다. 상영 당일에 극장에 입장하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극장을 에워싸고 끝도 없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보인다. 극장의 전체 모습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당시 개봉관에서 '반도의 ..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7)] 태평레코드 영화 속의 영화 춘향전의 스폰서는 '동아'레코드(문예부장 한계수, 김한 분)이다. 주인공 영일은 동아레코드에 소속돼 춘향전 제작의 실무를 지휘하는 실질적인 영화제작자이다. 영일(김일해 분)의 소개로 여주인공 정희(김소영 분)가 동아레코드의 취입실에서 테스트를 받고 전속가수로 영입된다. 정희는 춘향전을 중도하차한 안나(백란 분)를 대신하여 춘향역을 맡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완성된다. 오랫동안 행방을 알 수 없던 영일이 극장에 나타나고 정희는 막간가수로 무대에 나와 주제가를 부른 뒤 쓰러진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작 스탭을 소개하는 자막에 '주제가 태평레코드'가 보인다. 주제가뿐 아니라 배우로도 참여하여 최남용, 이재호와 같은 태평레코드 소속의 유명 가수와 작곡가가 배역으로 등장한다. 자막에 소개된 ..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6)] 조선광무소 '제비' 2층에는 사무소가 있었다. 아니 그런 것이 아니다. 사무소 아래층에 '제비'는 있었다. 이것은 얼른 들어 같은 말일 법 하되 실제에 있어 이렇게 따지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그런고 하면 그 빈약한 2층 건물은 그나마도 이상의 소유가 아니고 엄연히 사무소의 것으로 '제비'는 그 아래층을 세 얻었을 뿐. 그 셋돈이나마 또박또박 치르지 못하여 이상은 주인에게 무수히 시달림을 받고 내용증명의 서류우편 다음에 그는 마침내 그곳을 나오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니까─ (박태원, '제비', 1939)공금횡령으로 경찰에 끌려간 영일(김일해 분)을 찾아 정희(김소영 분)는 종로경찰서를 찾아간다. 그러나 영일은 안나(백란 분)의 도움으로 풀려나 병원으로 향하게 되는데 정희는 그를 만나지 못한 채 집으로 되돌아간다...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5)] 조선호텔 정문 동아레코드의 문예부장이며 영화 '춘향전'의 스폰서인 한계수(김한 분)는 소문난 바람둥이이다. 안나와의 관계가 끝나기 무섭게 그는 평양에서 배우의 꿈을 안고 상경한 정희(김소영 분)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정희의 숙소 근처까지 찾아가 자가용을 태워 조선호텔 식당으로 데려간다. 영화에서 한계수의 자가용은 조선호텔의 정문을 거쳐 경내로 진입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조선호텔의 정문은 애당초 호텔의 문이 아니라 환구단(1899)의 정문이다. 아래 사진을 보면 조선호텔 건립후에는 볼 수 없는 섬돌을 확인할 수 있다. 섬돌을 없앤 이유는 호텔의 정문으로서 자동차 통행의 편의도모를 위함이었을 것이다. 환구단의 정문은 일제강점기를 거쳐 해방후 오랫동안 조선호텔의 정문으로 사용되었으나 1963년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로 조선호..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4)] 가회동 문화주택 내가 나서 세 살이 될 때까지 살았었다는 가회동 꼭대기 집은 어느 새에 흔적도 없이 없어지고 지금은 낯모르는 문화주택이 들어섰을 뿐이다(유진오, '창랑정기', 1938). '반도의 봄'에서는 경성의 모습을 스케치하는 장면 중에서 가회동을 애워싼 빼곡한 한옥들을 보여주고 있다. 종로구 가회동이라 하면 일제강점기 때 집중적으로 지어진 도시형 한옥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런데 가회동을 위에서 아래로 이동하며 보여주는 샷에서 자못 우람한 서양식 주택이 화면에 등장한다. 이 주택의 부지가 포함된 가회동 31번지는 민영휘의 장남 민대식 소유였다고 한다. 이 부지는 1936년에 대창산업주식회사라는 개발업체에 양도된 후 수많은 필지로 분할되어 대부분 도시형 한옥이 지어졌지만 31-1번지 자리에는 1938년에 문화주택이..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3)] 장충단 일대 전 남소영前南小營의 유지遺址에 장충단奬忠壇을 세웠다. 원수부元帥府에서 조칙詔勅을 받들어 나랏일을 위해 죽은 사람들에게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였다. (『고종실록』, 1900.10.27.) 서울 중구 신당동 약수역 사거리에서 장충체육관 방향으로 야트막한 고갯길을 올라가다 장충체육관 못미쳐서 횡단보도 앞에서 좌편의 경사진 길을 보면 성곽이 끊어진 자리를 발견할 수 있다. 성벽의 끊어진 자리에서 출발해 횡단보도를 넘어서 골목길로 접어들면 그 골목길(동호로20길)이 광희문과 동대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이 있던 곳이다. 동호로20길을 경계로 서쪽이 장충동1가, 동편이 신당동이 된다. 다시 횡단보도를 지나고 장충체육관을 지나서 가다 보면 동대입구역이 있는 장충체육관 사거리에 이른다. 등 뒤로 장충단공원과 호텔신라의 입구가..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2)] 장곡천정 신작로 '춘향전'의 제작자인 영일(김일해 분)은 장곡천정 신작로에서 안나('춘향전'의 춘향역/백란)를 우연히 만난다. 영일은 안나와 함께 장곡천정에서 장충단공원까지 동행한다. 영일은 안나가 애인이었던 레코드회사 부장이자 영화스폰서인 한계수(김한/김인규 분)와 헤어지고 멀리 떠날 것이라는 말을 듣고 놀라게 된다. 장충단공원 옆 박문사 석고각에서는 스탭과 배우들이 촬영 준비가 한창이다. 감독은 춘향역의 안나가 펑크를 내고 사라졌다는 얘기를 듣게 되고 스탭과 배우들은 촬영현장에서 철수한다. 장곡천정 신작로에서 안나를 만나는 영일 안나를 만난 영일은 '쇼핑 가세요?'라고 묻고 안나도 '네, 살게 있어서..'라고 답한다. 아마도 인근에 있는 본정의 미쓰코시나 미나카이, 히라다나 장곡천정 신작로 끄트머리, 남대문통에 면해.. 영화와 경성 4년 전
[반도의 봄 (1)] 춘향전의 야외촬영지 '반도의 봄'은 영화 '춘향전'의 순탄치 않은 제작 과정을 기본 줄거리로 하여 전개된다. '반도의 봄'에서 '춘향전' 촬영장면은 스튜디오 1개의 씬과 야외 2개의 씬이 할애되었다. 영화 맨 처음에 등장하는 '춘향전' 스튜디오씬은 당대의 제작환경을 보여주는 파격적인 장면들이 등장해 깊은 인상을 준다. 야외 2개의 씬은 각각 장충단공원에 위치했던 박문사의 석고각과 수원 화성의 방화수류정(동북각루)에서 촬영되었다. 1. 박문사 석고각 1932년 장충단공원 동편에 건립된 박문사博文寺는 이등박문伊藤博文을 기리기 위해 그의 이름에서 따온 일본식 사찰이다. 박문사 일대의 남산자락 언덕을 이등박문의 아호를 따서 춘무산이라 명명하여 춘무산 박문사라 부르기도 했다. 이 사찰을 건립하면서 경희궁의 정문인 흥화문을 떼다가 사.. 영화와 경성 4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