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친절한 차장님
만원전차 일정한 근무처를 가지고는 있지 않으나, 그래도 매일같이 밖에 나갈 일이 생기고, 나가면 또 대개는 교통기관으로 전차를 이용하게 된다. 특히 러시아워도 아니건만 나의 타는 전차는 언제든 만원이다. 항상 불편을 느끼고 있거니와, 조석 출근, 퇴근시의 번잡은 이에 수 배 할 것을 생각하니, 자못 우울하기조차 하다. '만원전차'로 하여, 여론은 이제까지 끊임없는 비난을 경전京電[경성전기]에 대하여 퍼부어 왔다. 그것을 나까지 나서서 되풀이할 생각은 없지만 나는, 또 나대로 평소에 느끼는 바 있기로 한마디한다. 부민府民들이 경전에 대하여 그 성의가 없음을 탄하였을 때, 경전은 이에 대답하여, 자기들은 진실로 성의를 가져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으나, 다만 물자 기근으로 원활히 진행이 안 될 뿐이라고 하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