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풍경 (6)] 춘향전
구보는 남몰래 안잠자기에게 문의하였다. 안잠자기는 세책(貰冊)집에는 어떤 책이든 있다는 것과, 일 전이면 능히 한 권을 세내올 수 있음을 말하고, 그러나 꾸중들우. 그리고 다음에, 재밌긴 춘향전이 제일이지, 그렇게 그는 혼잣말을 하였었다. 한 분(分의) 동전과 한 개의 주발 뚜껑, 그것들이 17년 전의 그것들이, 뒤에 온 그리고 또 올, 온갖 것의 근원이었을지도 모른다. 자기 전에 읽던 얘기책들. 밤을 새워 읽던 소설책들. 구보의 건강은 그의 소년 시대에 결정적으로 손상되었던 것임에 틀림없다……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1934) **"얘, 이것봐라. 민주사허구 취옥이허구, 아주 그렇지 않은가부다……'[...]그 별로 신기할 것 없는 그들의 대화는 대략 아래와 같다."오늘, 너, 아무 데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