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보씨가 들려주는) 이상의 '오감도' 뒷이야기
그러한 때 내가 중앙일보사로 놀라갔었던 것은 아무래도 경거망동이랄 밖에 없다. 내가 2층 조사부에서 심산心汕[노수현]과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우연히 공장 사람 하나가 들어왔다가 나를 유심히 보고 나가더니, 다음에 다른 직공이 또 들어온다. 그가 나를 곁눈으로 살피고 나간 뒤에 또 다른 사나이가 들어왔다. 그렇게 드나들기를 무려 수십 명이라면 거짓말이 되지만 7~8명은 착실하다. 어인 까닭을 모르고 있을 때, 이번에는 당시 사회부장 여수[박팔양]가 들어왔다. "아, 오셨습니까?" 그는 내게 인사를 하고 실내를 둘러본 뒤 말하였다. "이상 씨 오셨다니, 가셨습니까?""안 왔는데요, 누가 왔다구 그래요?""아, 지금 공장에서 야단인데요, '오감도' 작자가 왔다구..."그제야 알겠다.먼저 들어왔던 직공이 경..